[앵커]<br />부동산 침체기에 중소 건설사부터 맥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. <br /><br />건설 현장 곳곳이 멈추거나 어렵게 공사가 끝나도 미분양 때문에 돈을 회수하기 어려워서입니다. <br /><br />경제카메라 박지혜 기자입니다. <br /><br />[기자]<br />대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와 있습니다.<br /><br />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350명의 근로자들이 아파트 뼈대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인데요<br /><br />이곳은 지난해 말 하청 업체가 부도 위기에 처하며 공사 중단 위기를 맞았습니다.<br /><br />연 매출 1백억 원 규모 하청업체는 이곳에서 건설 근로자 관리와 자재 공급을 맡았습니다.<br /><br />위험 신호는 지난해 10월 근로자들 밥값이 밀리면서 나타났습니다.<br /><br />[인근 식당 관계자]<br />"7천 만원 가까이 되죠. (아직도 갚지 않은 상태로 있는 거예요?) 그렇죠. 10월 달에 먹은 밥이 11월 25일 돈이 들어오는데 안 들어온 거야. 근데 그 안에 부도 났다는 (소문이) 다 났어."<br /><br />하청업체 대표는 원청 건설사가 준 인건비를 빚 갚는 데 쓰고 잠적해 공사가 한때 멈췄습니다.<br /><br />원청이 급한 대로 하청 근로자에게 인건비를 대신 주고 공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[이상민 / 원청 건설사 관계자]<br />"자재비가 오르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(원청이) 감안을 안 해줬다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고.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는데도 저희들 입장에서는 참 많이 아쉽고 억울하죠."<br /><br />'공사비 상승' 폭탄을 누가 떠맡느냐는 갈등 속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건 자금력 약한 중소건설사입니다.<br /><br />[지난해 6월 파산 건설사 관계자]<br />"저희 밑에 4개 업체가 있는데 그 밑에 또 있거든요. 추스르면 한 10개 업체들은 저희랑 똑같이, 도산하고 부도가 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한 거죠."<br /><br />전국 곳곳 건설현장이 '폭탄돌리기' 속에 가동을 멈추자 입주 예정자들은 속이 탑니다.<br /><br />[입주 예정자]<br />"10월 입주니까 (지금 집은) 12월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데 이렇게 되면 1년을 더 하기도 애매하고. 자금이고 시간이고 맞춰서 기다리는 엄청 중요한 문제인데 너무 황당하죠."<br /><br />더 큰 문제는 이렇게 어렵사리 집을 지어도 입지가 좋은 곳마저 분양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.<br /><br />지난해 12월 미분양 아파트는 6만 8천여 가구로 정부가 경고한 '위험 수준'을 훌쩍 뛰어넘어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.<br /><br />잇딴 규제 완화에도 유일한 자금 회수 방법인 분양마저 얼어붙었습니다.<br /><br />자금 회수에 실패한 건설사가 문을 닫으면, 이들에게 프로젝트 파이낸싱(PF) 방식으로 돈을 빌려준 증권사도 연이어 휘청일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.<br /><br />경제카메라 박지혜입니다.<br /><br />연출 박희웅 김인혜<br />구성 강전호